하부내포 서짓골 성지에서 성탄 밤을!
크리스마스 이브 자정에 서짓골 성지에서 성탄 밤 미사 봉헌
하부내포성지 주임 윤종관 신부님(만수리공소 성당)은 2015년 크리스마스 이브 자정에 서짓골 성지에서 '성탄 밤 미사'를 봉헌한다고 밝혔다.
보령호수를 끼고 있는 하부내포 서짓골 성지의 설경
서짓골은 충남 보령 갈매못 성지와 관련이 매우 깊다. 1866년 3월 30일, 주님 수난 성금요일을 분명히 택하여, 안토니오 다블뤼 안 주교님을 필두로, 루카 위앵 민 신부님과 베드로 오매트르 오 신부님과 요셉 장주기 회장님과 루카 황석두 회장님께서 형장 집행관의 명에 따라 휘광이 춤추는 칼날 아래 머리가 몸에서 따로 떨어져 군문(軍門)에 매달아 전시(梟首)되는 장열 치명을 하셨다. 바로 그 자리에서!
그리고 하부내포 서짓골 성지는 충남 보령의 바닷가인 갈매못에서 순교하신 다섯 성인분들 중 네 분의 성인 시신이 모셔졌던 곳이다. 부여 홍산 삽티에 따로 안장되신 황석두 루카의 성인 시신을 제외하고, 다블뤼 주교님과 오매트르 베드로 신부와 위앵 루카 신부와 장주기 요셉 성인의 시신 등이다.
그런데 갈매못 바닷가에서 보령 미산 서짓골로 네 분의 성인 시신을 안장해드리려고 험난한 경로를 바닷길과 산길로 모셔왔던 서짓골의 신자들 또한 발각 체포되어 순교함으로써 그분들의 서짓골 묘소를 돌보는 사람 없이 16년 지났다. 이후 1882년에 조선교구는 특별한 조치를 하게 되었다. 서짓골 묘지의 진토 속에서 유해 조각들을 수습하여 일본 나가사키로 이전하게 되었고, 12년 동안 나가사키의 오우라 성당 경내에 모셔졌던 유해가 1894년 한국에 반환되어 지금은 절두산 기념성당에 안치되어 있는 것이다.
하부내포 서짓골 성지 사성제대와 광영위주치명 거석 주위의 설경
한편 윤종관 신부님이 사목하고 계시는 만수리 공소에서 서짓골까지는 총 16km의 거리이다. 보령댐 호반길을 꼬불꼬불 가야하는 거리이며, 여러 계곡을 지나며 오르내리는 산길이기도 하다. 물론 보령호수를 끼고 다니는 길이어서 잘 포장된 아스팔트 도로이기는 하지만, 경사진 길이기때문에 만일 눈이 내리면 위험한 길이기도 하다.
보령호수를 끼고 있는 하부내포 서짓골 성지에서 보령호를 바라본 모습이다.
이에 대해 윤종관 신부님은 "겨울 한밤에 그 길을 왕래하려면 눈이 내리지 않았더라도 간혹 길바닥에 흘러내린 물이 얼어붙어서 자동차를 미끄러지게 하는 마의 구간들이 나타난다."고 밝히면서, "매년 크리스마스이브의 밤에 그러한 서짓골에서 조용한 기도 시간이 있었다. 적막한 서짓골 성지의 그 ‘성탄 밤 기도’에 함께 하셨던 분들께서 이번에도 멀리서부터 오시겠다고 하니, 올해도 크리스미사 이브를 기해 서짓골 4성제대 앞에서 성탄 밤 기도를 마치고 새로 마련된 안내소에서 미사를 봉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부내포 서짓골 성지에 안내소가 생겼다
하부내포성지 블로그 2015.12.20 18:55
다음은 윤종관 신부님의 서짓골 성탄 미사에 대한 소감글이다.
작년까지는 서짓골 ‘4성제대’ 앞에서 성탄 밤 기도를 바치고 나서 인근 교우 댁에서 조촐한 성탄 미사를 봉헌한 때도 있었습니다. 2015년 12월 24일 성탄이브 자정미사는 서짓골의 ‘4성제대’ 앞의 기도에 이어, 새로 마련한 안내소에서 미사를 봉헌하게 됩니다. 이 건물은 최근 완공된 판넬 조립 3.5평의 건물이고, 6~7명 방문 순례자들과 함께 이번 성탄 밤의 미사가 서짓골에서 봉헌될 것으로 보입니다. 서짓골, 그곳은 옛적 베들레헴처럼 외진 곳입니다. 그 서짓골에서는 150년 전 박해시대에 숨어 살던 교우들께서 그러한 고요 속의 성탄을 맞이했을 것입니다.
그 서짓골 골짜기 위로는 이번 성탄의 밤에 둥근 달이 밝게 떠올라 성탄의 베들레헴 들녘 하늘에서 들리던 천사들의 노래를 보령호수의 밤물결 위로 퍼지게 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이번 성탄의 밤은 음력 동짓달 보름을 하루 앞둔 열나흘 둥근 달이 뜨는 밤이기에 그렇습니다. 지금은 보령댐의 큰 호수가 서짓골 아래에 펼쳐지고 있지만, 옛적 150년 전에는 거기 서짓골 앞에 큰 내가 흘렀지요.
아마 150년 전의 교우들께서도 그 냇가에서 성탄의 밤하늘 달빛 아래 천사들의 노래를 들었을 것입니다. 베들레헴의 겨울 밤하늘 아래 고독한 목동들의 귀에 들리던 그 노래가 아마도 서짓골의 이번 성탄 밤에도 들려올 것 같습니다. 옛 박해시대에 숨어 살던 교우들이 지내던 고요한 성탄의 밤에 서짓골에서 들었을 그 천사들의 노래… “하늘 높은 곳에 주님의 영광, 땅에서는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 적막한 서짓골에서 그렇듯이 고요 속의 성탄이 이번 크리스마스이브에도 이루어질 것입니다.
하부내포 서짓골 성지의 야경
하부내포 서짓골 사성제대 주위의 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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