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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직자강론노트/방경석 알로이시오

어둠이 짙게 깔린 이 시대에 빛이 되어야 합니다.

2014-4-27 주일. 부활제2주일, 하느님의 자비주일, 이민의 날

전민동성당 교중미사 강론말씀

 

오소서 성령님(교중. 새로 나게 하소서)

 

<부활 제 2 주일>

오늘 우리는 한주간의 부활 대축일의 기쁨을 충분히 누리도록, 똑같은 크기로 부활 이후의 첫주를 보냅니다. 그래서 지난 한주간 평일이었지만, 대영광송이라든가, 온통 부속가 등을 꾸준히 해왔습니다. 그렇게 여러분은 부활의 기쁨을 마음껏 느끼면서 지내셨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자비주일>

또 오늘은 하느님의 자비주일입니다. 이는 폴란드 출신의 파우스티나 성녀로 부터 시작된 것으로, 하느님에 대한 자비에 대한 신심이 강했고, 그래서 그 분을 성인품에 올리면서 그 날을 자비 주일로 정한 것입니다. 그게 바로 부활 다음 주일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크나 큰 자비에 감사, 그리고 예수님 말씀처럼 우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주일로 지내면 좋겠습니다사실 우리가 살아보면, 하느님 자비없이 나의 노력만으로 하느님께 가까이 갈 수 있겠나요? 불가능하다고 봐요, 그래서 감히 우리가 죄인이면서도 그분을 아버지로 모시며 구원을 청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민의 날>

또 오늘은 이민의 날입니다. 노동력때문에 이민가는 나라가 있는데요. 원래 5 1일 노동자 성요셉의 축일인데, 그 전에 이민의 날을 정해서 기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민을 간 사람을 위해서, 또 우리나라에 온 사람을 위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기도하는 주일이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서로 이야기하고, 오늘 말씀 들어가봅시다

 

<본격적인 강론>

오늘 제1독서와 제2독서 그리고 제3독서라고 할 수 있는 복음말씀을 연결하는 하나의 단어를 찾는다면, 기쁨과 평화가 되겠습니다오늘 제1독서 말씀에서는 즐겁고 순박하게 음식을 나누었다. 그리고 그런 삶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온 백성에게 호감을 얻었다 이렇게 얘기합니다. 저 사람들은 행복하게 살고 있구나. 또 오늘 제 2독서 베드로 1서 편지에서는 '(베드로1 1,6) 그러니 즐거워하십시요. 여러분은 지금 얼마 동안은 갖가지 시련을 겪으며 슬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세상에서 시련을 겪지만 그것은 잠시고 하느님 보상을 받을 것이다.


또 오늘 복음 말씀은 주간 첫날 저녁 예수님 부활하신 때, 예수님이 나타나셔서,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있기를 바란다고 하시고, 당신의 상처들을 보여주십니다. 또 평화가 너희와 함께 라고 말씀하시면서 성령을 받으라고 말씀하시고,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주십니다. 제자들에게 주신 평화를 가지고 나가서 세상에 전하라는 의미가 담겨있는 곳입니다여드레 뒤에 토마스도 예수님을 만나게 되죠. 그리고 나서 성경에 기록된 목적에 대해서 말씀하고 계십니다. 이 부활 대축일이 사실 가장 기쁜 날이겠지만, 해마다 보면, 부활 제2주일이 더 기뻤던 것 같아요. 지난 주는 부활대축일이었는데, 휴대폰도 울리고, 그렇죠. 또 성삼일 전례하느라고 피곤하기도 하고, 그래서 정신없이 지내기도 했어요.

 

그런데, 그리고 나서 쉬면서 고요하게 한주간 지내고 나서 부활 제2주일을 맞이하니 마음 속에서 부활의 편안함도 느낄 수 있고, 또 이 말씀 너무 좋아요, 부활하여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너희들에게 평화가 있기를'. 유다인들이 무서워서 문을 걸어잠그고 있는 제자들에게, 그들은 좋아서 어쩔 줄을 몰랐다고 해요. 어느정도인지 상상할 수 있죠오늘 주님을 뵙고 기뻐하였다고 말하지만, 그 기쁨이 죽음에서 삶으로 넘어가는 큰 전환. 그런 의미로 다가옵니다. 부활 2주일을 그렇게 기쁘게 지냈습니다.

 

또 한가지 생각할 것은 토마스를 제외한 제자들에게 당신을 보여주시고, 여드레만에 나타나셨는데, 그 때 똑같이 평화가 너희와 함께 라고 말씀하셔요. 그리고 토마스에게 봐라 나다. 저 같으면 꼴밤을 한 대 줬을 거 같아요. 야 이 자식아. 내가 다른 제자들에게 나타났느데 그걸 안믿고 넌 벌점이야 이랬을 거 같아요.

 

그런데 토마스에게 진지하게 자신을 보여주시고 이런 모습 보면 정말 감동이에요. 그래서 오늘 말씀들을 꿰고 있는 단어는 즐겁고 평안함 이런 것입니다. 부활한 주님을 만난 사람들의 느낌은 즐거움과 평안함이었다. 그렇다고 그들 삶이 바뀌었나? 유다인들이 문 밖에서 사라졌나. 아니죠. 그대로인데, 그들 마음에는 즐거움과 평화. 즉 예수님을 만난 사람들의 특징이 이런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부활절에는 그런 느낌이 없어요. 제가 전민동에 외서 안 맞아서 그런 건가? 그런 것 같죠? (이에 대해서 교중에서, 특히 윗층의 성가대 석에서 큰 목소리로 아니요~~!) 그럼 뭐가 문제일까요? 세월호 사건! 그것에 대해서 충분히 잘 대처하지 못한 어른들이 있고, 그것을 남 탓하는 지도자가 있고, 그런 게 많이 불편하게 한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거기에는 어쩌면 내 탓도 있을 것이다. 저도 이 시대의 어른이니까. 그래서 바로 내가 그 아이들을 죽음으로 이끄는데 역할을 했을 것이다, 이것이 가슴 아파요, 사실은. 그리고 그런 사건들을 보면서 여러가지 부조리한, 특히 언론의 모습을 보며 마음을 많이 아프게 했습니다. 이 시대를 이끌어가는 중심 축들이 다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곳이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그러나 어쨌거나 부활은 다가왔습니다. 우린 부활시기를 살아야 합니다. 그래서 사회의 다른 사람들과는 달라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 제1독서에 나오듯이, 신자들이 지내는 모습들을 보면, 사람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혔다고 했고, 온 백성의 호감을 샀다고도 했고, 구원받을 이들이 점점 늘어났다고도 했어요.

 

우리가 바로 그런 역할을해야 합니다. 어둠이 짙게 깔린 이 시대에 빛이 되어야 합니다. 이 시대가 아프더라도, 우리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이 시대 사람들에게 줄 수 있었야 한다. 특히 올해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그것이 무엇인지 저도 아직은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앉아있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사람들 앞에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사람들은그것에서 희망을 보고, 불안과 고통 속에 있던 제자들이 예수님을 뵙고 기뻐하였듯이,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기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그것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사람들 아닐까요. 그쵸(교중에서 '!~라고 대답한다.)

 

대답이라도 그렇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그래요. 제가 전민동에 와서 전민동 성당 신자들과 같이 많은 일들을 해야 한다고 느낍니다. 정말 어려운 사람들, 이 시대 어두움들 이런 곳들 걷어내고 밝게 만드는 그 중심에 우리가 서야된다, 그리고 그 힘은 부활하신 예수님으로부터 받아야 한다잠시 묵상합시다.

 


2014.4.27.(부활 2주일) 오전10:30 교중미사.

전민동성당 방경석 알로이시오 주임신부님 강론말씀 끝.


당일 신부님 말씀을 받아 적고 재정리한 노트이므로 실제 말씀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