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서 성령님 (교중) 새로 나게 하소서.
안녕하세요. 좀 전에 미사 준비를 위해 대기실에 들어갔는데, 복사 서는 예쁜 학생들이 저한테 말을 하는데, 죄송하지만 복음 후에 말좀 짧게 해달라고 하는 거에요. (교중의 웃음) 이 쓸데없는 얘기도 길어졌죠. 하하~~ 제가 신학생 때, 신부님이 하신 말씀 중에서, 강론을 5분 이내로 하면 하느님 말씀이다. 그리고 5분에서 10분 이내로 하면 신부님 말씀이고, 15분이 넘어가면 마귀의 말씀이다! 하시면서 20분 말씀 하셨어요. 신부님이... 그래서 짧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서 치릴로 신부님은 뒤에 앉아있는 아이 복사들을 웃으며 쳐다보니, 교중에서 웃음이 터져나온다)
여러분. 연애해보셨죠. 먼저 형제님들께 묻겠습니다. 형제님들 자매님들 업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있으시죠? 그거 다 하는 거잖아요. 업고서 무겁다고 하나요? 가볍다고 하죠. 형제님들 (업은 자매님이) 가볍죠. (언제나 그렇듯이 환하게 웃으면서 고운 이빨을 선량하게 드러내면서 교중을 다정하게 바라보는 치릴로 신부님) ... 무겁다고 하면 큰일 납니다... 사랑하니까! 사랑의 무게가 크니까! 하루종일 업고 있을 수 있죠. 그런데 지금은 어떠신가요? 사랑이 충만하면, 내 사람이니까, 내가 사랑하니 가볍죠? 가벼운 건 사랑에 눈이 멀어서 그런 거죠?
그렇게 보면 예수님도 사랑에 눈이 먼 분이십니다. 우리에 대한 사랑이 너무 커셔 그 무거운 십자가를 당신 스스로 짊어지신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우리에게 제 십자가를 지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이 세상에서 우리가 짊어지는 십자가는 내 삶에 다가오는 아픔과 고통을 인내하는 것만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짊어져야 할 십자가는 예수님이 지신 십자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을 사랑해서 목숨까지 버린 그 사랑을 ... 이제는 그 십자가를 당신을 따르는 우리에게 지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예수님 뒤를 졸졸졸 쫓아가는 게 아니고, 예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그것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사랑이 뭘까요? 뭔지는 알겠는데, 표현할 방법이 없죠. 누군가는 눈물의 씨앗이라고도 하고요. 신학교에 입학할 때 바로 피정을 하는데요. 당시 신부님이 하신 피정 강의 중에 하나 기억나는 게 있는데요.
사랑이 무엇이냐고 질문하시고, 대답을 주셨는데, 사랑은 상대방에게 맞추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랑은 사람과 사람, 사람과 하느님 사이에서 가능합니다. 이 마이크가 아무리 좋아도 사랑할 수 없습니다. 단순히 좋아하고 원하면 소유하는 것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러나 진정한 사랑은 상대방에게 맞추는 것입니다. 하느님이 인간의 모습으로 이 세상에 오신 것은 바로 사랑입니다. 좋은 음식, 예쁜 옷 발견하면 사랑하는 사람, 가족 떠올리죠? 그 순간 내가 아니라 누군가 떠올리는 것 그것 또한 사랑입니다.
상대방이 중심이 되는 것, 내 욕심과 내 지위를 내세우지 않고 버리는 것, 일종의 희생을 통해서 사랑을 실천하는 것. 예수님은 나와 가족, 이웃 친지들 뿐만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 병든 사람들. 최근 복음에서 만난 듯이, 눈 먼 사람들 귀먼 사람들, 심지어 미워하고 박해하고 죽인 사람들까지 사랑하셨습니다. 그것은 모든 사람을 다 사랑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너의 십자가를 짊어지라는 것은 사랑을 실천하면서 예수님을 따르려 한다면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어떤 권력과 부귀영화를 누리든, 이 사랑을 실천해야 예수님을 따를 수 있습니다. 이 십자가를 받아들이는 건 참 쉬운 일 아닙니다. 하지만 주님께서 우릴 사랑하셔서 십자가를 기쁘게 짊어지듯, 우리도 삶 안에서 사랑을 실천하고 십자가를 지을 수 있는 용기와 수많은 사랑 청하면서 이 미사 정성스럽기 봉헌하겠습니다.
2014-2-21 금요일 저녁 7시30분 미사.
전민동성당 박지순 치릴로 보좌신부님 강론말씀 끝.
당일 신부님 말씀을 받아 적고 재정리한 노트이므로 실제 말씀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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